[LAYER 1 ]신윤수 7th 작곡발표회 “보고 듣고 느끼다” (2019.9.30 세라믹팔레스홀)


  1. 가야금 독주를 위한 <The Wings, 부러진 날개>

삶은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 반복적인 일상에서 나만의 가지와 행복을 발견하려고 한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따라 그 틀 위에서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려고 한다. 그런 치열한 상황들이 나는 불편하고, 때로는 나를 지치게 만들기 때문에 다 내려놓고 멈추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나는 끊임없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고 모순 없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처음부터 대단한 인생의 삶이란 없다. 때로는 경쟁하고 다름을 인정하기도 하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야 한다. 나는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모든 것의 대단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경계에서 발생하는 그 크나큰 괴리감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비단 나만이 겪는 인생의 경험과 고난의 감정은 아닐 듯싶다. 그래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순간은 내가 존재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삶은 매우 복잡하다. 그러나 흥미롭다. 하지만 여전히 복잡하다. 가야금 독주를 위한 <The Wings, 부러진 날개>는 내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을 바탕으로 구상한 작품이다. 작품을 구상하면서 나는 이상(1910~1937)의 소설 <날개>를 음악적인 모티브로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문학적 표현들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주제로 발전시켰다.

오늘 연주되는 가야금 독주를 위한 <The Wings, 부러진 날개는 이상의 소설 <날개> 내용 일부를 주제로 한다. 나는 이 문장들을 머릿속에 되뇌면서 가야금 소리로 가득 채워진 음악을 구성하고자 하였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1910~1937)의 소설 <날개> 중에서-


SHIM SAEMI ARTIST 
 Copyright ⓒ 2023 SHIM SAEMI ARTIST